금동원화백 사진그림

 

      

1997년 미국대학교 순회강연 "한국의 미"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이토록 훌륭한 학교에서 초청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50년동안 한골수로 그림공부를 하다 늙은 '금동원'이라고 하는 한국여류화가입니다.

어쩌다가 미국까지 와서 3형제를 성취시키고 못다한 나의 예술의 길을 꾸준히 걷고있다고 자부합니다.

오직 예술만이 나를 지켜주는 운명을 타고 난 듯하여 이제는 자족(自足)하고 살아가면서 이따금씩 이런자리에 부닥치면 하느님께 감사하며 웃으면서 살아갑니다.

좀 모자란듯 하여도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금동원

1997년 10월17일 (뉴욕 Long Island Univ.)
1997년 10월29일 (시카고 North Park Univ.)


제2차대전이 끝나자마자 1945년 10월 입학하여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과를 다녔습니다마는 그곳에서는 별로 배운 것이 없고 동시에 그때가 한국전쟁 직전이라서 우리한국에서는 여자가 무슨 그림쟁이냐고 하면서 집안에서도 한사코 반대함을 무릅쓰고 고(故)고암(顧菴)이응로(李應魯) 선생 문하에 들어가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술이란 우리한국미술이나 서양미술이나 미(美)의 극치(極致)는 좋고 나쁜 것을 가리는 분별이 깃들기 이전의 무심(無心)한 상태, 즉 무유호추(無有好醜)의 경지에서 빚어진다고 봅니다. 성심(誠心)껏 한일은 성령(聖靈)과 만나는 채널(channel)이니깐 말입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道)를 따르고 도(道)는 자연을 따름으로서 자연질서는 우주(宇宙)로 통한다고 합니다.

나는 일찌기 풍경화를 많이 그렸지요. 우리 한국땅 산천초목(山川草木)과 초가집의 모습에 매료 되어 풀꽃과 들풀, 꽃등 닥치는대로 열심히 그리고 다녔지요. 그러다가 학교 교편생활을 청산하고 더욱더 열심히 그려서 개인전도 하고 2~3일씩 여행도 하면서방방곡곡을 스케치하여 귀가해서 작품을 만드는 생활고 일관된 삶을 걸어 왔습니다. 나는 원래 카토릭신자로서 종교화(宗敎畵)도 내나름대로 그려서 즐기기도 하였습니다만 어느날 갑자기 종교라는 것은 역시 하나의 사회적인 것 그리고 종교는 인류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달은 동시에 예술과 종교는 결코 종속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비치는 거울이라고 알았음이 나의 나이 30세 때 였습니다. 그리하여 몹시 열심히 다니던 성당을 서서히 많은 시간을 그림방면으로 돌렸습니다. 우리한국의 미(美) 찾기 또는 동양예술과 서양예술의 차이점 찾기등 미친듯이 독학을 많이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조시대때의 우리 한국의 학자 이율곡(李栗谷)을 낳으신 신사임당(申師任堂) 여류화가를 거울삼아 여러 선인(先人)들의 업적을 기리면서 노자(老子) 말씀대로 "예술만이 인간을 크게 만든다" 를 믿으면서 정진하였답니다.

물론 화가는 말없이 자연을 벗삼아 묵묵히 작품을 만듦으로서 생활의 행복과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짐은 20세기를 사는 우리들로서 자기자신 잔뼈가 굵어진 고장에서 삶을 그나름대로 살면서 작품생활 할 수 있는 행복을 느낄 것입니다. 세계가 1일생활권으로 발전된 요즈음 화가들은 이것저것에 현혹되지 말고 자기(自己)것이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자기자신(自己自身)을 갈고 닦아 좋은 작품을 오로지 내놓는 것이 세상에 나온 보람이 아닐까 합니다. 미(美)의 순례자(巡禮者)로서 무한(無限)의 세계를 실현(實現)시키는 예술의 미적경지 (美的境地) 말 입니다.

우주생명(宇宙生命)의 근원(根源)을 이해하기 위하여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아름다움을 찾아 심지 (心志)를 소중히 걸어나갑시다. 요사이 누구나 할 것없이 돈 돈 하는데 적어도 우리 그림그리는 사람만은 그렇지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날으는 새들이 언제 누가 씨앗 뿌리는 것 보았나요? 짐승이 농사지어 먹고 사나요? 그러나 세상을 날아 다니며 먹고 즐기고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없이 사랑을 구가(驅歌)하는 것을 보지 않습니까. 우리들 화가들은 동서양화가를 불문하고 너무 돈에 급급(及及)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화가친구를 좋아합니다.

얼마전에 큰아들 덕에 Caribbean해(海)를 엄청나게 큰배를 타고 돌면서 생각하였습니다. 인류의 문화문명(文化文明)이란 예나 지금이나 행복한 인간생활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많이 배웠습니다. 망망대해(茫茫大海)를 내나이 70세에 비로소 보았습니다. 너무나 감격스러운 지구의 비경을 맛 보았지요. 서양예술은 정감(情感)의 움직임을 긍정(肯定)하지만 동양예술은 그 움직임을 극복(克服)하고 조용한 심성(心性)을 더욱 더 고요함으로 마음을 다지고 끌어가는 생명(生命)의 근원(根源)으로 삼는다고 배웠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민화세계(民畵世界)도 그러합니다. 현세(現世)의 복록(福綠)을 추구하고 내세(來世)의 문제는 언급(言及)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생활권 (自己生活圈) 주위(周圍)에 보고 듣고 있는 것을 미화(美化)시켜 그려냄이 우리 선조(先祖)들의 진실된 신앙(信仰)이였음을 어렴픗이 엿보게 되었음은 비단 나뿐이 아닐 것입니다. 그옛날 우리 한국의 비애(悲哀)와 백의민족(白衣民族)의 선(線)의 미(美) 아름다움은 동양의 미, 즉 한국의 미(美)에 어느나라라도 비길 바가 없다고 자부(自負)합니다.

나는 지금 생각하기를 우리한국에 태어나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행복을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또 이렇게 서양에 와서도 자랑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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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국에 자주 왔다 갔다 함으로써 나는 어느덧 집도 없고 가진 것이 없기에 어느날 그림 그리다 갑자기 없을 '무(無)'자(字)를 나의 심지(心志)로 삼아 우리 한국의 춘하추동(春夏秋冬) 시골 풍경에 또는 들판에다 '무(無)'자(字) 원두막 그려서 집없는 홀가분함을 즐기던 중에 이세상에는 모두 주인(主人)이 있는데 주인(主人)없는 것만을 골라서 달나라, 해나라 할 것없이 내 화폭(畵幅)에 집어 넣어 제작하는 즐거움을 만끽한다고 할까요. 인간의 빈가슴을 채워주는 정(情)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승화(昇華)시킨 사람냄새나는 그림을 연구중에 있습니다.

문의전화: 성기범
미국 ☎ (847)391-0093
한국 ☎ 82-2-545-6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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